Act I-II_{(r1 문단 편집)}

=====# VS-4 #=====
>철제 문이 마치 유리처럼 산산조각났다. 흑색의 소녀가 백색의 소녀에게 달려들자 기억의 조각이 마구 회오리쳤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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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히카리는 타이리츠의 공격을 막아내고선 뒤로 밀려났다. 히카리는 결코 공격하지 않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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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이 싸움에 진심으로 임하기로 결심했지만, 마음속 어딘가에는 아직 평화적으로 해결되지 않을까, 하는 희망이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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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그러나, 타이리츠만큼 유리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할지라도, 그 실력이 아무리 뒤떨어진다 하더라도, 히카리는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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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유리 조각들이 급하게 덧댄 천조각처럼 얽혀 만들어진 방어막이 쉴새 없이 움직이며 타이리츠의 공격을 막아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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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히카리의 눈은 유리 조각보다 날카롭게 흑색의 소녀를 추적했다. 그 눈은 힘을 통해 이 싸움을 평화롭게 끝내겠다는 결심으로 빛났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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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하지만, 그건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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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무너진 교회에서 벗어나 아르케아의 뒤틀린 길과 언덕길 사이로 와서야 타이리츠는 마침내 자신의 힘을 자유롭게 휘두를 수 있었다.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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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그녀는 히카리에게 절대 거리를 내어주지 않으며 유리 조각을 넓게 펼쳐 휘둘렀다.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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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히카리는 처절하게 공격을 막아냈다. 찰나의 실수는 곧 죽음을 의미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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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히카리의 심장이 마구 뛰었다.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렀다. 투명한 칼로 투명한 단검을 막아냈고, 빛나는 창이 목을 꿰뚫기 전에 재빨리 유리 조각을 부딪쳐 궤도를 비틀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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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한 합, 두 합, 그렇게 합을 나눌 때마다 확실해졌다. 이것은 더 이상 정제되지 못한 폭력의 소용돌이가 아닌, 강력한 두 적수의 충돌이었다. 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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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히카리의 힘은 타이리츠의 것에 비견될 바가 아니었다. 그러나 히카리는 그 차이를 날카로운 기지와 무너지지 않는 의지로 메꾸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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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타이리츠라는 이름의, 눈앞에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맞서기 위해, 그녀는 침착함을 유지할 것이다. 닳을 지언정 부서지지 않는 바위처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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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히카리가, 이 싸움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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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둘은 호각의 싸움을 이어나갔다. 한치도 물러서지 않았다. 빛줄기가 매끈한 아르케아의 표면에서 뿜어져나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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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그 균형이 깨진 것은 타이리츠가 전법을 바꾸었을 때였다. 그녀는 히카리의 방어를 그대로 꿰뚫는 대신, 예고 없이 히카리의 오른편에서 유리 조각 무리를 쏟아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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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강렬한 충격이 공기를 타고 흘렀다. 빛나는 유리 파편들이 폭발하듯 정신없이 흐트러졌다. 
>히카리는 무릎을 꿇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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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그 순간, 타이리츠의 눈동자가 음산한 빛으로 반짝였다. 그녀는 양산을 들어 그 끝을 오로지 단 하나의 과녁, 히카리의 머리를 향해 겨누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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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타이리츠는 망설임 없이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나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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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히카리는 눈을 질끈 감았다. 타이리츠의 미간이 희열에 일그러졌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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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그러나, 타이리츠의 공격은 히카리에게 닿기 전에 멈추었다. 두 소녀의 짓이 아니었다. 둘 사이에 나타난 무언가의 힘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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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히카리와 타이리츠 사이에 떠있는 것은, 아까 히카리의 손에서 떨어져 나갔던 기묘한 유리 조각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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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양산 끝에 가시를 마치 벽처럼 막아서고 있었다. 히카리는 어안이 벙벙한 듯, 눈을 크게 뜨고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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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엣!?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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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“이건..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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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타이리츠가 반대쪽 손을 들어 유리 조각의 무리를 불러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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>히카리 또한 망설임 없이 기묘한 유리 조각을 향해 손을 뻗었다. 그러자 주변의, 누구의 통제 하에도 있지 않던 유리 조각들이 칼날처럼 날카로운 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했다.

요약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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